브라카 유전자 검사, 양성 판정 후 관리하는 방법 5가지
가족 중에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앓은 분이 계신가요? 혹시 나에게도 암이 생길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적 없으신가요? ‘유전자 돌연변이’라는 말만 들어도 덜컥 겁부터 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마치 안갯속을 걷는 것처럼 답답한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내가 물려받은 유전자에 대해 아는 것이 오히려 미래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 양성,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가장 기본은 암 발생 위험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정기적인 정밀 검진’입니다.
암 발병 위험 자체를 크게 낮추기 위해 ‘예방적 절제술’을 신중하게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암 발병과 연관된 특정 유전자에만 작용하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를 통해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브라카(BRCA) 유전자 검사는 단순히 암에 걸릴 확률을 알아보는 것을 넘어, 내 몸을 위한 구체적인 건강 계획을 세우는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는 ‘양성’ 결과를 받았다면,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는 절망이 아닌, 남들보다 한발 앞서 암 위험에 대비하고 적극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이제부터 양성 판정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관리 방법 5가지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가 무엇인가요?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는 유전자가 있고, 이 중에는 암 발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종양 억제 유전자’가 있습니다. 브라카(BRCA) 유전자가 바로 그중 하나로, BRCA1과 BRCA2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여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기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고, 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크게 높아집니다. 이러한 유전성 암의 특징 때문에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HBOC, Hereditary Breast and Ovarian Cancer syndrome)’이라고도 불립니다.
누가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유전 상담 후 검사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유방암이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양쪽 유방에 모두 암이 생긴 양측성 유방암, 남성이지만 유방암에 걸린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또한, 삼중음성 유방암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진단받았을 때도 검사가 권장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검사 대상 기준은 한국유방암학회의 권고안 등을 참고하여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검사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브라카 유전자 검사는 혈액 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이루어지지만, 비용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비급여로 진행할 경우 비용이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 다행히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하면 본인부담금이 크게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유방암 환자 중 특정 나이 이전에 진단받았거나, 가족력이 있는 등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여 기준이 다소 까다로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국유방건강재단과 같은 기관에서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니, 관련 정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지 속 ‘양성’ 판정, 그 의미는?
검사 결과는 보통 ‘양성’, ‘음성’, ‘의미불명 변이(VUS, 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 세 가지로 나옵니다. ‘음성’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BRCA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앞으로 절대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므로, 일반적인 암 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양성’은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에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명백한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는 의미입니다. BRCA1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며, BRCA2 변이 역시 유방암,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가장 해석이 어려운 것이 ‘결과 불확실성’을 의미하는 VUS입니다.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긴 했지만, 현재의 의학 정보로는 이 변이가 실제로 암 위험을 높이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경우 추가적인 연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상담하며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브라카 유전자 양성, 5가지 관리 전략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암 위험을 낮추고, 혹시 암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첫째, 더욱 철저하고 빈틈없는 정기 검진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관리법은 바로 ‘정기 검진’입니다. 일반인보다 더 이른 나이부터, 더 자주, 더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매년 유방 촬영술과 유방 MRI 검사를 함께 받는 것이 권장되며, 난소암 검진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골반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CA-125 종양 표지자 검사)를 시행합니다. 또한 BRCA 유전자 변이는 췌장암, 전립선암, 흑색종 등의 위험도 높일 수 있으므로 각 암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 계획을 의사와 함께 세워야 합니다.
| 암 종류 | 권장 검진 방법 | 권장 시작 시기 및 주기 |
|---|---|---|
| 유방암 | 유방 전문의 진찰, 유방 촬영술, 유방 MRI | 25-30세부터, 매년 교대로 또는 동시에 시행 |
| 난소암 | 골반 초음파, 혈액검사 (CA-125) | 30-35세부터, 6개월~1년 주기 |
| 전립선암 (남성) | 전립선 특이항원(PSA) 혈액검사, 직장수지검사 | 40세부터, 매년 시행 권고 |
| 췌장암 | 내시경 초음파(EUS), MRI/MRCP | 가족력 등을 고려하여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 |
둘째, 적극적인 암 예방 옵션, 예방적 절제술
암 발생 위험 자체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예방적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BRCA1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후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방적 양측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 발병 위험을 90% 이상 낮출 수 있으며, 예방적 난소 및 난관 절제술은 난소암 위험을 약 97%, 유방암 위험까지도 50%가량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은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고, 특히 난소 절제술은 조기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동반하므로 반드시 유전 상담 클리닉 등에서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자녀 계획이 모두 끝났는지, 수술로 인한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지 등 개인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표적치료제
만약 안타깝게도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발병했더라도, 브라카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은 특정 치료에 더 좋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정보가 되기도 합니다. 바로 ‘표적치료제’ 덕분입니다. BRCA 유전자 변이로 인해 손상된 DNA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긴 암세포의 특징을 역이용하는 약물이 바로 ‘PARP 억제제’입니다. PARP 억제제는 암세포의 또 다른 DNA 복구 경로를 차단하여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게 만듭니다.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삼중음성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PARP 억제제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치료 접근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넷째, 나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위한 유전 상담
BRCA 유전자 변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을 수 있고, 나의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 형제, 자매, 자녀 등 다른 가족들도 유전 상담 및 검사를 받아볼 것을 적극적으로 권유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 간의 충분한 대화와 심리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전 상담 클리닉에서는 유전 확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검사 여부 결정, 결과에 대한 심리적 충격 완화 등 전반적인 과정을 돕습니다. 앞으로의 자녀 계획이나 난임 시술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 유전 상담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 유방암과 전립선암 관리
흔히 브라카 유전자를 여성만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큰 오해입니다. BRCA 유전자 변이는 남성에게도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특히 BRCA2 변이는 남성 유방암 발병 위험을 일반인보다 수십 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유전자 변이를 가진 남성 역시 정기적인 유방 검진과 전립선암 검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본인이 암에 걸리지 않더라도 자녀에게 유전자를 물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가족과 함께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