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나에게도 암 가족력이 있는데…” 하는 걱정, 한 번쯤 해보셨나요?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나도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받아봐야 하나?”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비싼 검사 비용은 아닐까, 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선뜻 병원 문을 두드리기도 어렵습니다. 당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그 불안함, 충분히 공감합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와 예방적 난소 절제술 핵심 요약
- 브라카(BRCA)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 난소암 등 특정 암의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유전적 요인입니다.
- 유방암 가족력 등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암 발생 위험도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 검사 결과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전문가와의 충분한 유전 상담을 통해 예방적 난소 절제술 등 다양한 의학적 조치를 고려하여 암 발병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습니다.
브라카 유전자란 무엇일까요?
우리 몸에는 BRCA1, BRCA2라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들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 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높아집니다. 특히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70세까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72%,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약 44%에 달하며, BRCA2 유전자 변이의 경우 유방암은 69%, 난소암은 17%까지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적 특성을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HBOC)’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경우에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고려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이 브라카 유전자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유전 상담 클리닉을 방문하여 전문가와 상담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 본인이 비교적 젊은 나이(40세 이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 양쪽 유방 모두에서 암이 발생한 ‘양측성 유방암’인 경우
- 유방암과 난소암이 함께 진단된 경우
- 가족 중에 남성 유방암 환자가 있는 경우
- 삼중음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경우
- 가족 중에 이미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사람이 있는 경우
이 외에도 한국유방암학회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으니,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검사 권고 대상 | 세부 내용 |
|---|---|
| 유방암 환자 | – 40세 이하에 진단 – 양측성 유방암 – 삼중음성 유방암(60세 이하) – 난소암, 췌장암, 전이성 전립선암 동반 – 남성 유방암 – 가까운 친척 중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경우 |
| 난소암/췌장암/전이성 전립선암 환자 | – 본인 또는 가까운 친척의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 전이성 전립선암 병력 |
| 건강한 사람 | – 가족 중에 BRCA1/2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경우 – 위에 언급된 유방암 환자의 가족력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
브라카 유전자 검사, 어떻게 진행될까요?
브라카 유전자 검사는 간단한 혈액 검사, 즉 채혈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검사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검사 전후로 유전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유전 상담을 통해 가족력과 개인의 병력을 상세히 파악하고, 검사의 의미와 결과 해석, 그리고 결과에 따른 의학적 선택지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보통 2~4주 정도 소요됩니다.
검사 비용과 건강보험 적용 기준
브라카 유전자 검사 비용은 비급여일 경우 수십만 원에서 백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본인부담금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양측성 유방암, 젊은 나이에 진단받은 유방암, 특정 암을 동반한 유방암 환자 등이 급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검사 비용의 일부를 환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 청구 가능 여부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검사를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한국유방건강재단과 같은 기관에서는 저소득층이나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사 비용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 결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검사 결과는 ‘양성’, ‘음성’, ‘결과 불확실성(VUS)’ 세 가지로 나옵니다.
- 양성 (Pathogenic variant):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해로운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는 암에 걸린다는 확정 진단이 아니며, 암 발생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음성 (Benign variant): 해로운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유전성 유방암의 다른 원인 유전자가 있을 수 있고, 가족력 등 다른 위험 요인에 의한 암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정기 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 의미불명 변이 (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 VUS):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었지만, 현재의 의학 지식으로는 이 변이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 경우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추가적인 연구 결과 확인이 필요합니다.
결과가 ‘양성’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BRCA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암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치료 전략은 개인의 나이, 건강 상태, 가족 계획, 심리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문가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암 검진 강화
가장 기본적인 관리 방법은 정기 검진을 더욱 철저히 받는 것입니다. 유방암의 경우, 젊은 나이부터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MRI 등 정밀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여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질식 초음파와 혈액 검사(CA-125)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예방적 약물 치료
타목시펜과 같은 약물을 복용하여 유방암 발생 위험을 약 50% 낮추거나,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여 난소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방적 절제술
가장 적극적인 예방 조치는 ‘예방적 절제술’입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선택으로 널리 알려진 이 방법은 암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이 높은 장기를 수술로 제거하는 것입니다.
- 예방적 유방 절제술: 유방암 발생 위험을 90% 이상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 예방적 난소 절제술: 난소암 발생 위험을 약 97%까지 줄일 수 있으며, 유방암 발생 위험도 50%가량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출산 계획이 끝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시행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권고합니다.
예방적 절제술은 암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해소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수술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합병증, 조기 폐경 등의 문제를 동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표적치료의 기회 PARP 억제제
만약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상태에서 유방암이나 난소암이 발병했다면, ‘PARP 억제제’라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PARP 억제제는 손상된 DNA 복구 기능에 이상이 있는 암세포(BRCA 변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여 사멸을 유도하는 항암 치료제입니다. 기존 항암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내성이 생길 수도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브라카 유전자 검사는 미래의 건강을 예측하고 암의 공포로부터 한 걸음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에 망설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선택을 내리시길 바랍니다.